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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걸 나누고 싶어요

Author
김숙자
Date
2014-11-12 11:42
Views
955
좋은 글을 읽고 함께 나누고 싶어서 보냅니다.

소설가 박경리씨는 운명하기 몇 달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라구요.

또 박완서씨는 노년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 . .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난 살아오면서 볼 꼴, 못 볼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한 겹 두 겹 어떤 책임을 벗고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하셨습니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두 분은 노년을 조용한 시골집에서 행복하게 마감했던 분들입니다.
박경리씨는 원주의 산골에서 박완서씨는 구리의 어느 시골 동네에서
흙을 파고 나무를 가꾸면서 빛나는 노년의 침묵이 무엇인지 노년의 행복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신 듯합니다.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한 세상 뿐
더러는 조금 짧게 살다가, 더러는 조금 길게 살다가 우리는 가야 할 곳으로 떠나갑니다.
지난 날을 돌이키며 후회하기 보다는 남은 날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희망과 행복을 찾아 보자고
다독여 주는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에게조차 고마움을 느끼는 일상, 조그만 일에 끊임없이 감사함을 느끼는 노년, 그렇게 넉넉한 마음의 행복을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