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총영사관 ‘그날이 오면’ 민족시 낭송회
민족독립의 영감을 불어넣은 민족시 8편을 낭송하면서 오늘의 삶을 새롭게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2일 SF총영사관이 주최한 ‘그날이 오면’ 민족시 낭송회에는 한용운, 심훈, 이육사, 이상화, 윤동주의 시들이 한국어와 영어로 소개돼 깊은 울림을 주었다.
‘님의 침묵’을 낭송한 진월스님(리버모어 고성선원장)은 일제에 저항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용운의 정신을 불러냈고, 돈 리드 한국전참전용사이자 한국전참전기념재단(KWMF) 공동창립자는 민족혼을 일깨운 명작, 심훈의 ‘그날이 오면’을 통해 독립을 꿈꾼 희망을 전했다.
또 모통이돌한국학교 우소라 학생이 시련에 굴하지 않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 이육사의 ‘절정’을 낭송했고,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새크라멘토주립대 학생인 빅토리아 벨과 매튜 로우가 각각 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한국어로 낭송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 조은미 새크라멘토주립대 교수가 영문버전의 ‘님의 침묵’을, 황희연 재미한국학교북가주협의회장 겸 모퉁이돌한국학교장이 이육사의 ‘황혼’을 낭송했다. 박준용 SF총영사는 자신이 가장 아끼며 사랑하는 윤동주의 ‘서시’로 짧았지만 강렬했던 윤동주의 삶을 전했다.
또다른 윤동주의 명작 ‘별헤는 밤에’는 한국 EBS 방송의 독립운동 다큐멘터리(‘역사의 빛, 청년’) 촬영차 SF를 방문한 원로배우 이순재 선생이 한국어버전으로, 유한양행의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아이다호 거주)씨가 영어버전으로 소개했다.
이순재 선생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을 발표하며 그 정신와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제럴드 파커 KWMF 사무국장은 “오늘 시낭송회를 통해 절망적인 현실에도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 한인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준용 총영사는 “한인들의 역사를 알게 되면 이땅에서의 주인의식이 강해진다”면서 “1900년초부터 한인들이 미국땅에 기여한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주류사회로 뻗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BS 허성호 PD는 “한국인과 미국인, 한국어와 영어가 멋진 앙상블을 이뤘다”면서 “독립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샌프란시스코의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