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실리콘 비치’ IT·벤처기업의 허브로 급부상
할리우드와 `협업 네트워크’ 구축…벤처자금도 몰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를 거점으로 한 ‘실리콘 비치’가 새로운 IT(정보기술)·벤처기업들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IT·벤처기업의 요람인 북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실리콘 밸리’를 뒤쫓는 게 아니라 이제는 앞서가는 형국이다.
LA 인근 샌타모니카와 베니스비치를 중심으로 형성된 실리콘 비치는 우선 실리콘 밸리보다 날씨 여건과 교통 인접성이 좋은 데다 상대적으로 사무실 임대료나 주택 가격이 싸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총본산인 할리우드가 인접해있다는 것은 IT업계를 실리콘 비치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IT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간 교류를 통한 협업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넷플릭스 등이 콘텐츠 공급자 역할을 하면서 IT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간 ‘이종교배’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스냅쳇 등 굴지의 IT 기업들이 실리콘 비치로 몰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가운데 베니스비치는 실리콘 비치의 허브로 떠오르면서 과거 예술의 도시에서 IT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베니스비치에는 미국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스냅챗'(Snapchat)의 본사가 있다. 구글은 기술·판매·광고 부분을 담당할 지사를 개설했다.
유튜브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인근 플라야비스타 지역에서 건물을 임대해 제작담당 부서로 활용하고 있으며, 페이스북도 지난해 8월 플라야비스타 지역에서 건물을 임대해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공대(캘텍)이나 LA 캘리포니아대(UCLA),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등이 있어 인재풀이 풍부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실리콘 비치가 속해있는 LA카운티에서 현재 활동 중인 IT업체는 36만8천600여 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 2013년 LA카운티의 IT업계 임금은 32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카운티 전체 임금의 17%를 차지했다.
이처럼 실리콘 비치가 IT·벤처의 새로운 이상향으로 떠오르면서 벤처자금도 급속하게 유입되고 있다. 2013년과 지난해 LA를 거점으로 한 실리콘 비치로의 벤처 투자액은 20억 달러(2조2천억 원)에 달했다.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토종 벤처기업들도 실리콘 비치를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지난달 한인 벤처 기업가들이 힘을 모아 LA 한인타운에 벤처 인큐베이터 코랩스(KoLabs)를 연 것이 대표적이다.
대미 벤처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들의 수는 2012년부터 2년간 2배로 증가했으며, 투자액 규모도 이 기간에 8천만 달러(872억 원)에서 6억 달러(6천538억 원)로 급증했다.
한국에 기반을 둔 비디오 게임 업체들이 실리콘 비치로 대거 진출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창업기업들 가운데 LA 한인타운에 터를 잡은 곳도 상당수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