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한미정상회담 때 기자질문에 ‘동문서답’

한국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한 기자의 질문을 잊어버리고 당황하다가
동문서답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CBS 노컷뉴스는
지난 1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하게 대답함으로써 어색한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당시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한 미국 기자가 장황하게 긴 내용의 질문들을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모두에게 던졌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이란의 미사일 시험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가
최근 타결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반대한데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등 두 가지를 물었다.

이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최근 열병식 행사가 열린 중국을 직접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했는 데
이 방문으로 한국이 미국에게 주려는 메시지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번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2가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가지 등
무려 3가지 질문들을 잇따라 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답변에 나섰는 데
미국으로서는 이란 핵, 미사일 문제가 큰 현안인만큼
오바마 대통령은 10분에 걸쳐 자세하게 답변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답변이 끝나고 나서
박근혜 대통령은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영상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난처한 듯이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만 쳐다봤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하도 길게 말을 해
그 말을 듣다가 질문을 잊어버렸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주변에서 질문을 상기시켜주자
“아, 맞다, 저기, 그…”라며 비로소 답변을 했다.

하지만 뒤늦게 나온 박근혜 대통령 답변도
결국 질문과 관계없는 내용이었다.

미국 기자는
미국이 반대하는 데도 왜 중국 열병식에 갔는 지
그 저의가 무엇인지 밝혀달라는 의미의 질문을 날린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을 통해 미국에 주려한 메시지가 뭐냐고 물어본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방중이 미국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니라
‘방중이 중국과 러시아에게 주는 메시지’로 대답했다.

북한의 핵 야욕 때문에
아시아와 유럽전체의 성장 잠재력이 위협받고 있고
그것이 자신이 베이징에서 만난 각국 지도자에게 보낸 메시지였다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답하고 말았다.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동문서답하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버리자
곁에 있던 오바마 대통령이
질문 3~4개를 한꺼번에 받으면 그럴 때가 있다고 농담을 건네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2014년)
서울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도
이번과 비슷한 곤경에 처한 적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한 미국 기자의 질문을 받고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미국 기자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10여분에 걸쳐 답변을 한 직후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 차례가 됐지만 대답을 즉시 해내지 못한 것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
“불쌍한 대통령이 다른 질문을 잊어 버리신 것 같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거들고 나섰고
기자회견장에 모였던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백악관이 현재 공개하고 있는 당시 기자회견 동영상은
‘불쌍한 대통령’이라는 부분이 묵음처리됐다.

외교적 결례를 우려한 조치로 분석된다.